현실감각 0% :: '분류 전체보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컴퓨터 관련 2020. 5. 12. 11:17

워드프레스 웹사이트 작업 시 500에러 해결법



본업이 웹사이트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라서 전혀 신경안쓰고 살다가 어찌어찌 웹사이트를 하나 만들게 되었다. 근데 요즘은 PC용 웹 뿐만 아니라 모바일웹으로도 많이 보는 시대다보니 어찌어찌 워드프레스로 작업해서 간단히 만들었는데 이놈이 갑자기 500에러 또는 아래처럼 There has been a critical error on your website. Learn more about debugging in WordPress 란 에러를 뱉어내며 들어가지지가 않음.

 

 

그래서 구글링 해봤더니 PHP 메모리부족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란다. 해결법은 생각외로 간단하다. 아래와 같음.

1. ftp에 접속해서 있는 FTP프로그램으로 FTP 연결(호스팅업체에 따라 웹FTP를 지원해주기도 함). 난 이미 깔려있는 FileZilla 사용

2. ftp서버 내부에서 wordpress가 깔려있는 폴더를 찾고 그 안에 있는 wp-config.php를 다운로드

 

3. 메모장 또는 편집기로 다운받은 wp-config.php를 열고 <?php 바로 아래 정의에 다음과 같이 입력

define( 'WP_MEMORY_LIMIT', '256M' );
define( 'WP_MAX_MEMORY_LIMIT', '256M' );

 

php를 거의 안써봐서 모르겠지만 이게 입력이 안되어있으면 메모리가 한 64M정도로 제한되나보다. 이렇게 입력해서 다시 다운받은곳에 업로드 후 돌렸더니 500에러가 감쪽같이 사라짐 ㅋ

그나저나 워드프레스 나온지 한참되었는데 첨 써봄 ㅠㅠ 그리고 써본결과 진짜 좋다. 블로그를 거의 안하고 방치하다시피 하는데 다시 하게되면 워드프레스로 갈아타야겠다 ㅋ



여행기, 사진 2018. 5. 19. 11:35

[러시아/몽골 여행일기] 몽골 테를지 둘째날




아침 7시경 일어났다. 역시나 춥다. 온도는 영하 4도. 하늘에 눈이 가볍게 휘날리고 있었다. 난로는 화목난로였는데 아침에 보니 식어있었다. 아줌마가 어젯밤에 침낭을 괜히 챙겨준게 아닌가보다.



올름!


주인아줌마와 가이드 두명은 아침을 차리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주인아저씨가 아침에 우유를 짜고 왔는지 우유통을 들고 왔는데 통안에서 물에 불은 누룽지같이 생긴걸 계속 건져올렸다. 뭐냐고 물어보니 몽골어로 오름?, 올름? 이란다. 우유를 통에 놔두면 통 내부에 유지방이 붙어 자연적으로 생기는 버터같은건가보다. 생긴건 좀 비위상하게 생겼는데 별 냄새도 안나고 고소하니 맛있다. 빵에 발라먹으라는데 이쁘장한 몽골 가이드가 완전 좋아하며 다 먹어치우는 바람에 많이 먹진 못함 ㅠ

아침은 간단하게 계란 후라이와 양고기 채소볶음밥 그리고 빵, 오름, 수테차 이렇게 먹었다.



밥을 먹고 주변을 돌아다녔는데 8명 파티가 사진찍고 웃고 떠들고 하더니만 슬슬 갈 채비를 한다. 내 픽업기사는 점심먹고 나면 온다고해서 그때까지 기다리란다. 인터넷도 안되고 할것도 없는 이곳에서 5시간을 더있어야한다니 ㅋㅋ 정말 조용하고 여유로운 동네긴 한데 그런 여유로운 삶은 나하고는 맞지 않나보다. 하루밖에 안지났는데도 벌써 좀이 쑤심.


몽골 홍차 티백. 여긴 한국에서 커피마시듯 그냥도 먹고 수테차로도 먹고 요리에도 넣는듯? 암튼 홍차를 즐겨먹는다.


내가 계속 홍차만 마시니까 아줌마가 수테차 먹으라고 주심 ㅋ


오전에 딱히 할일이 없어 홍차마시며 빈둥대고 있으니 주인아줌마가 앨범을 가지고 왔다. 여기 온 여행객들의 사진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었다. 날짜를 보니 대략 2000년 초반부터 테를지에 터를 잡고 소를키우며 종종 관광객을 받으신 듯.


여행객들이 보낸 사진과 엽서를 차곡차곡 모아놓으셨다.


날씨가 흐리고 눈도 와서 그런지 사진이 칙칙하게 찍힌다..ㅠㅠ

심심할때마다 밖에 나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오늘은 춥기도 많이 춥고 하늘이 흐려서 사진이 이쁘게 안나온다.  결국 몇장 안찍고 게르에 들어와 난로를 쬐며 티비를 봤다. 아줌마가 한국드라마 광팬인지 계속 한국드라마만 보신다.

분명 내가 아는 배우들이 나오는 한국드라마인데 처음보는 드라마다. 아침드라마인듯. 이런 막장스토리가 몽골에서도 먹히는것인가?ㅋㅋ 몽골어로 더빙이되어 한국말은 안들리는데 대충 입모양 보니 무슨 상황인지는 짐작이 간다. 딸내미가 알고보니 자기딸이 아닌듯 ㅋ

더빙 배우가 남자 1명, 여자 1명뿐인가보다. 배우들 목소리가 죄다 똑같음 ㅋㅋ 물론 우리나라도 더빙 배우가 1인다역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최소한 목소리를 다르게 내던데.. 여긴 그런게 없나보다.


심심해서 밖에 나와 사진찍는데, 어제 하도많이 찍어서 딱히 찍을게없다보니 개도 찍고, 밥주워먹는 까치도 찍음 ㅡ.ㅡ 개한테 생 닭다리뼈를 준다. 으득으득거리더니만 어느샌가 뼈째 다 먹어치움.


그나저나 시간이 정말 안간다. 인터넷이 안되는 삶이 이렇게 힘든 삶일 줄이야. 인터넷 중독 말기인듯. 한 10년전에 여행다닐때는 스마트폰, 인터넷 없이도 가이드북 하나 들고 잘 돌아다녔는데.. 물론 인터넷까페에 자주 드나들긴 했지만 ㅎㅎ 지금은 스마트폰 없으면 여행도 못할것 같다. 


게르 안 책장에 사진이 있다. 주인아저씨 아줌마 젊었을때 모습인듯.


주인아줌마네 살림살이 구경. 2~3평 남짓 게르지만 집안에 기도하는 사당(?)까지 있다. 집안 살림 중 공산품은 한국제품이 심심찮게 있다.


집주인 아줌마 이름은 '가나'라고 했다. 아저씨 아줌마 이름 모두 가나란다. 아마 성을 말하시는듯?

몽골어로 더빙되어 무슨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는 한국드라마를 보며 기다리길 2시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은 만두인가보다. 아줌마가 냉동만두를 주섬주섬 꺼내셨다. 양고기만두인거같은데 안에 채소같은건 없고 오로지 고기다. 양고기 냄새가 심하게 나서 많이 먹고싶진 않았는데 아줌마가 한 15개정도를 주심..ㄷㄷ


주인아줌마랑 사진도 찍고


만두 먹음 ㅋ 만두를 토마토소스에 찍어먹었다.


간단히 만두를 먹고 마지막으로 테를지 산책을 하고오니 픽업기사가 왔다. 어제 왔던 아저씨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젊은 기사가 전기자동차를 끌고 왔다. 하이브리드도 아닌 100% 전기차를 최초로 타본 곳이 몽골이 될줄이야..


1박밖에 안했지만 정말 심심했던 테를지 안녕~


가기 전에 주인아줌마가 거대한 칭기스칸 동상이 근처에 있다고 가는길에 보고가란다. 말 안통해도 정말 신기한게 어떻게어떻게 다 이해가 됨 ㅋㅋㅋ 개신기 ㅋㅋ 그래서 어떻게 가야하냐고 물으니까 픽업기사한테 가더니만 뭐라뭐라 말을 한다. 그러니까 픽업기사가 전화로 뭐라뭐라 하더니 날 바꿔주는데 게스트하우스 사장이었음.

사장이 칭기스칸동상까지 가려면 20달러 더내라고하길래, 뭐 200달러도 아니고 2만원으로 하나 더보고가서 나쁠건 없지 싶어 좋다고 했다. 인터넷 검색해보니 운전기사하고 쇼부치면 보통 10달러정도에 갈수 있다 카더라. 그냥 나한테 10달러만 달라고 해서 자기 10달러 먹고 몰래 갔다왔어도 됐을텐데.. 이 융통성없는 기사는 그냥 나랑 쇼부쳐서 가지 그걸 게스트하우스에 전화를 하고있다 ㅋㅋㅋ 생긴건 약간 양아치스탈이었는데 알고보니 완전 착해빠졌음ㅋㅋㅋ


징기스칸동상 앞 주차장에 있는 작은 기마병 동상들.. 작다고 썼지만 칭기스칸 동상에 비해 작은거지 사람보다 큼 ㅋ



칭기스칸 동상. 사진 말 머리 위에 살짝 점같은거 찍혀있는게 사람임.


칭기스칸 동상은 생각보다 많이 컸다. 주변에 별다른 건물도 없고 허허벌판이라서 더 크게 느껴졌을지도.. 칭기스칸 동상 말 머리 위에 전망대가 있어서 올라갈 수 있지만 바람도 많이불고 추워서(사실은 입장료를 따로 받길래...) 그냥 밖에서 구경만 하고 왔다. 딱히 올라가서 멀리 본다 하더라도 어짜피 평원만 있을거같아서 ㅋ 근데 막상 한국오니까 왜 안올라갔을까 후회도 좀 되고 한다.


울란바토르 가는길에 마주친 평원. 이동네도 시베리아와 비슷하게 평원이 끝도없이 펼쳐진다.



양 보호구역.


한적한 고속도로


고속도로 톨게이트. 몽골식 키릴문자로 울란바토르라고 쓰여있다.



차안에서 본 울란바토르 시내 모습.



2시간여를 덜컹거리는 2차선 고속도로를 달려 다시 울란바토르에 왔다. 다른데는 차보기가 힘든데 울란바토르에는 차가 천지다. 저녁시간에는 차도 많이 밀림. 숙소앞에 도착해서 기사양반한테 팁이라고 5000투그릭을 줬더니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한다. 내평생 그렇게 좋아하는 얼굴은 살면서 처음본듯. 내 가방을 막 들어주려고 하길래 괜찮다고 하는데도 계속 땡큐땡큐 하면서 들어준다고 난리였다.

게스트하우스 도착하니 6시가 좀 안된시간이었다. 도착해서 사장을 만나 이틀밤 게스트하우스 숙박비와 징기스칸 왕복비용 그리고 마지막날 공항 픽업비용까지 토탈 68달러를 냈다. 잠깐.. 테를지 1박이 70달러였는데 이거 비싼여행이었네 ㅋㅋㅋ

숙소에 오니 어제 테를지에서 만난 단체여행객들이 이미 와서 씻고있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오랜만에 와이파이 잡아 인터넷좀 하다가 밥을 먹으러 나갔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어제 같이 테를지로 떠날때 아가씨들이 말해준 북한식당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평양식당 가는길에 본 몽골시내 모습. 여기저기 고층건물이 건설중이었고 상당수는 한국 건설사들 마크가 박혀있었다. 한국 건설사들이 몽골에 많이 진출해있는듯..


평양식당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약 20분정도 거리. 버스를 타도 되겠지만 하루동안 너무 조용한 동네에만 있어서 그런지 북적거림을 느끼고 싶어서 걸어갔다.


드디어 고려민족식당 발견


GPS에 구글맵 연동해서 한참을 걸어가다보니 라마다호텔있는 사거리에 도착. 여기서 위로 좀 올라가니 작은 호텔 1층에 고려민족식당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선명하게 보였다. 안에 들어가니 손님이라곤 나 혼자다. 농담안하고 좀 무서웠음. 식당 분위기 자체도 일반 식당이라기보단 약간 90년대 술집같은 분위기인데다가 한창 미국이 북한을 폭격하니, 전쟁하니 어쩌니 하며 북핵으로 떠들석하던 시기라서 더더욱.. 뭐 설마 나같으놈 납치하겠어 싶어 자리에 앉고 회냉면을 시켰는데 23000투그릭이다. 

사진찍으려고 하니까 사진찍으면 안된단다. 막 찍게 해달라고 애교떠니까 콧웃음까지 친다 ㅋ 좀 아쉽긴 하지만 뭐 괜히 타지에서 그것도 북한식당에서 트러블 일으킬 필요 있나 싶어서 안찍고 그냥 먹음.


울란바토르에서 쉽게 볼수 있는 노면트램. 얼핏 보면 그냥 버스랑 똑같다.


다 먹고 슬슬 나오려는데 한국인 연인으로 보이는 팀이 한팀 들어왔다. 그 사람들은 아예 종업원이 안보이는 창가 구석에 앉더라. 나도 그럴걸 ㅠㅠ 사진도 못찍고 ㅠㅠ 아무튼 먹고 다시 걸어서 숙소에 온 후 한 30분 쉬다가 8시경 징기스칸 광장 야경도 보고 먹을것도 좀 살겸 다시 나왔다.


밤의 울란바토르 거리는 진짜 농담 하나안하고 개무섭다. 9시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사람은 적고 젊은 남자애들이 가죽바지 입고 떼로 몰려다닌다.  여행을 오기 전에는 몽골보다 러시아 밤거리가 무서울거같았는데 러시아가 오히려 더 안전하게 느껴질 지경.

살인도 많이 일어난다고 하고 여행자들 린치도 많이 당한다고 해서 최대한 현지인인척 하려했는데 아무래도 그동네 패션이랑 내 패션은 좀 차이가 큰가보다.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다 날 쳐다본다 ㅠㅠ


징기스칸 광장의 야경. 몽골 독립영웅 수호바타르가 이 광장에서 독립을 선포해서 수호바타르 광장이란 이름으로 불리다가 최근 징기스칸 광장으로 개명했다고 한다.


징기스칸 광장 양 옆에는 이쁘장한 건물들이 있음. 대충 보니 은행, 박물관 뭐 그런종류인듯.


술집에 가서 맥주라도 한잔 하고싶었는데 위험할듯 해서 징기스칸 광장 찍고 바로 턴해서 마트도 안들리고 숙소 근처 빵집에서 빵을 2500투그릭정도에 3개 샀다. 올때 버스를 타고 오려했는데 숙소에 돈을 다 두고 주머니에 500투그릭밖에 안남아있네??!! 버스비가 얼마인지 잘 몰라서 혹시 모자르면 쪽팔릴까봐 빵봉다리 흔들면서 걸어갔다.

숙소에 들어올 때쯤 테를지에서 본 남녀혼성여행파티 친구들이 오늘 밤에 집으로 가는지 짐을 싸서 나와있었다. 간단히 인사나누고 숙소에 들어와서 맥주랑 홍차랑 빵 하나 먹고 오랜만에 인터넷되니까 폰게임도 좀 하고 잤다.


찹쌀도넛같은건 이미 먹고 페스츄리랑 와플남았다.



7일차 총 경비.

홍고르 게스트하우스 2박 및 공항픽업비용 - US$48 (\57,000)

칭기스칸 동상 관람 추가비용- US$20 (\24,000)

울란바토르 픽업기사 팁 - 5,000 (\2,500)

북한식당 회냉면 - 23,000 (\11,500)

빵 3개 - 2500 (\1,250)


합계 \96,250





여행기, 사진 2018. 1. 4. 14:08

[러시아/몽골 여행일기] 몽골 테를지 첫째날




기차 안이 너무너무 추워서 새벽 4시반에 깼다. 몽골친구가 자다가 답답했는지 문을 좀 열어놓은듯 했다. 하긴 어제 파티의 흔적인지 문을 열어놨음에도 불구하고 기차 여기저기에서 술냄새가 진동을 했다. 울란바토르 도착시간이 6시다보니 다시 자기도 뭐해서 그냥 누워만 있었는데 새벽 5시쯤 차장아줌마가 문을 두드리며 사람들을 깨웠다. 빨리 씻지 않으면 못씻을거 같아서 일어나 바로 화장실로 향했는데 이미 화장실 앞에는 씻으려고 줄서있는 사람으로 북적북적. 하 이 부지런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결국 세수도 못한 채 간신히 양치만 하고 6시경 울란바토르에 떨궈졌다.


울란바토르역 도착!!




아직 채 어둠이 가시지 않아 컴컴했는데 게스트하우스 직원들이 이름표를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내가 예약한 홍고르 게스트하우스 직원이 있는지 찾아봤지만 없어서 뭘타고 가야하나 쭈그리고 앉아서 고민하고 있는데 프랑스 아가씨를 픽업하러 온 골든고비 게스트하우스 픽업기사가 한자리 남는다고 US 2달러에 태워준다고 해서 바로 콜! 2달러를 아끼고자 픽업기사를 더 기다리고 있기에는 10월의 몽골 새벽공기가 너무 추웠다.



홍고르게스트하우스 앞 울란바토르 시내 모습. 아침노을이 예쁘다.



문열어주길 기다리며 셀카찍었는데 얼굴이 안나옴 ㅋ




도착해서 게스트하우스 문을 열려고 보니 번호키다... 벨을 계속 눌러도 아무도 대답이 없고.. 조그마하게 5번키를 누르고 B를 누르면 열린다고 써있어서 그대로 해봤는데도 철문은 꿈쩍도 않는다. 


굳게 닫힌 홍고르 게스트하우스 입구. 새벽엔 벨을 눌러도 안열어줌. 보안걱정은 안해도 될듯..ㅡㅡ



한참을 눌러도 대답이 없어 주변을 서성이다가 24시간하는 국수집 비슷한걸 찾았다. 2300₮짜리 허여멀건한 국수같은걸 시켰더니 칼국수(?)가 나왔다. 맛은 좀 많이 느끼한 곰탕맛. 양고기가 좀 많이 들어있는데 먹을만하다.





대충 허기를 떼우고 다시 가서 벨을 눌렀는데도 응답이 없다. 그렇게 한 10분을 더 문앞에서 추위에 떨며 기다렸더니 7시 30분이 넘어서야 조그마한 남자직원이 눈비비며 나타나 자기가 픽업하러 가야하는데 늦잠을 자서 못갔다고 미안하다며 문을 열어줬다. 아놔 ㅋㅋ

체크인은 9시라 일단 로비에서 홍차를 마시면서 대기. 8시가 넘으니 여행객들이 하나 둘 일어나 씻으러 나왔다. 서양인 남자 2명을 뺀 모든 사람이 한국 여자들이다.ㄷㄷ 단체로 여행온듯.. 화장실과 샤워실이 공용이라서 북적북적하다.

홍고르게스트하우스 로비. 일반적인 가정집분위기다.




8시 40분에 멋쟁이 아주머니가 날 부른다. 게스트하우스 사장인가보다. 오늘 방을 잡아 숙박하고 내일 테를지 국립공원 1박을 하겠다고 했더니 마침 오늘 테를지 가는 인원이 있다고 오늘 가란다... 내일 가면 픽업비를 더 내야한다고해서 쿨하게 오늘 간다고 함. 나란 남자 계획따윈 가뿐히 무시하는 남자.

동행은 오전에 로비에서 잠깐 본 한국 여자 두명이었다. 고비사막 투어를 마치고 한국 돌아가기 전에 당일치기로 테를지를 보고 간단다. 혼자 가는것보다야 덜 심심할테니 나도 뭐 나쁠건 없지.

테를지 가는 픽업차를 기다리는 도중 USIM을 살까 싶어 새벽에도 한번 봤던 게스트하우스 건너편 UNITEL이라고 써있는 곳에 갔다. 유심은 여러종류가 있는거같은데 12000₮짜리를 선택했다.

직원이 영어를 하기는 하는데 무슨말인지 하나도 못알아듣겠다. 계속 스마트따따 스마트따따 하는데 스마트따따가 뭔지 몰라서 우리나라 SK나 KT같은 통신사 말하는건가 싶었다. 알고보니 Smart Data..;; 러시아에선 영어하는 사람이 거의없어서 몰랐는데, 러시아식 영어발음인듯 싶다. 영어하는 몽골사람들 대부분 발음이 T를 띠, K를 끼 이런식으로 발음함.


10시쯤 30년은 되보이는 도요타 승용차가 왔다. 이동네 차는 한국산과 일본산이 대부분인데 중고차를 수입했는지 운전석이 왼쪽에 있는 차도 있고 오른쪽에 있는 차도 있고 혼돈의 카오스다. 뒷자리엔 여자분 두명이 타고 난 조수석에 탔는데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차라서 운전석에 탄 느낌.

울란바토르 시내 외각 모습.


울란바토르 시내는 마치 우리나라 소도시같은 느낌이었다. 생각외로 도로가 잘되어있고 차도 많아 많이 밀렸다. 울란바토르 빠져나오는데만 한 40분 걸린듯. 그런데 울란바토르를 나오자마자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톨게이트를 통과한걸 보니 분명 여기가 고속도로일텐데 우리나라 지방 시골도로보다 못한 2차선 도로가 계속 이어졌다. 아스팔트도 아니고 시멘트 도로였는데 군데군데 파여서 계속 덜컹거림. 울란바토르 주변 도로도 이모양인데 시골은 더 열악할듯. 



테를지 가는길의 고속도로.


가는길에 마주친 양떼. 대충봐도 한 2~300마리는 되는듯. 클라스가 다르다.


Oloo라고 하는 돌무더기. 뭔지는 잘 모르겠다. 공부좀 하고 올걸..


울란바토르 주변은 바위산이 좀 있는데 한 10여분 달리다보니 이내 티비에서만 초원 언덕이 끝없이 펼쳐졌다. 처음으로 간 곳은 Oloo라는 곳인데 우리나라 서낭당하고 비슷하게 꾸민 돌무더기다. 공부를 좀 하고 왔어야 여기가 뭐하는데인지 알텐데 아무것도 모르고 오면 그냥 공사장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돌무더기다. 구글에 검색해도 안나옴. 근처 관광객들 상대로 장사하는 노점에 잠깐 서서 독수리 들고 사진도 찍고 쌍봉낙타도 탐.


사진촬영용 콘돌. 매하고 독수리도 있다. 10000₮내면 들고 사진찍을수 있다길래



난 독수리로 사진촬영 시도. 보기보다 엄청 무겁다. 독수리가 10kg, 콘돌은 20kg가까이 된다고 한듯. 함께 간 여자 한분도 매를 들고 찍었는데 무서워서 소리지르니까 매도 겁먹어서 날뜀 ㅋ


낙타는 여러번 타봤지만 쌍봉은 처음이라서 10000₮내고 얘도 한번 타봤다. 많이 태워주는건 아니고 그냥 근처 한바퀴 도는정도ㅋㅋ 단봉낙타랑 다르게 혹이 두개라서 그런지 떨어질 걱정도 덜하고 탑승감이 더 편안하다.



두번째로 간 곳은 100라마동굴이란 곳이다. 픽업기사 아저씨가 설명해주길 큰 바위 사이에 있는 작은 동굴인데 옛날 공산주의자들이 라마불교승들을 탄압할 때 100명의 라마승들이 이곳에서 두달간 숨어지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기사 겸 가이드 아저씨가 들어가봐도 된다길래 들어와봄.



생각보다 엄청 좁다. 여기서 100명이 두달동안 살았다고??!


구질구질한 모습이지만 인증샷도 남겨야지.



다시 고속도로 타고 ㄱㄱ


세번째로 간 곳은 거북이바위. 사진으로 보긴했는데 생각보다 크기가 엄청나다. 거북이바위 뒤로는 몽골에서 보기드물게 숲이 펼쳐져있었는데 거기가 바로 오늘의 최종목적지인 테를지라고 했다.

거북이바위. 올라갈수 있는지 머리꼭대기부분에 사람들이 있다.



오늘의 목적지 테를지 전경. 국립공원이라고 하는데 여기저기 공사중이라서 분위기가 좀 산만했음.


내가 하룻밤 잘 게르.


테를지 도착하니 게르가 군데군데 펼쳐져있다. 기사아저씨가 한 게르앞에 차를 세우더니 오늘밤 내가 잘 곳이란다. 같이 온 아가씨들하고 함께 한시간정도 말을 타고 테를지 한바퀴 돈 후에 점심을 먹으러 게르에 들어감. 말이 오르막 올라갈때 헉헉거리며 힘들어하길래 한 10분 타겠지 했는데 1시간 넘게타니까 말한테 미안하더라.ㅋ 

내가 탄 말은 귀욤귀욤하게 생긴 얼룩무늬말이었는데 크기는 제일 컸다.


처음에는 떨어질까봐 무서워서 사진은 커녕 고삐 두손에 쥐고 조심조심 갔는데 한 20분정도 지나니까 다들 말타는거에 적응했는지 말 가는 방향도 바꿔보고 빨리 달려보기도 하고 고삐 놓고 사진찍고 난리도 아니었음.

말타고 셀카찍긴 힘들어서 서로 찍어주고 나중에 이메일로 보내주기로 했는데 이분들 내사진 안보내줌 ㅠㅠ



밥먹기 전 우유비슷한 차를 줬다. 수테차란다. 곰탕비슷한 맛이 나서 물어보니 소고기 삶은물에ㄷㄷ 우유하고 소금하고 홍차를 넣어서 만든단다. 차보다는 냉면집에서 먹는 육수먹는 느낌.




밥은 양고기에 파스타, 감자, 당근을 함께 넣고 끓인 스프였다. 입맛에 맞아서 잘먹었는데 아가씨들은 양고기 냄새때문에 못먹겠단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있다보니 3시. 아가씨들은 다시 울란바토르로 떠나고 또다시 홀로 남겨졌다ㅠ
뭐 딱히 할것도 없고, 주변 경치는 이쁘고 해서 인생샷에 도전하기 위해 삼각대를 들고 숲으로 향했다. 낙옆송들이 노랗게 물든 모습이 쉽게 보기 힘든 아름다운 풍경인데 모델이 불량이다. 간신히 한두개 건진듯. 





산책겸 사진찍고 게르로 돌아오는데 한국인 목소리가 들렸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하고 몇명이서 왔냐고 물었더니 8명이나 왔단다. 몽골에 파티맺고 단체로 오는 사람들 많던데 이친구들도 그런 모임인듯. 고비사막 투어하고 한국가기 하루이틀전에 테를지에서 간단히 하루 묶고 가려나보다. 혼자 여행다니다보면 나처럼 혼자온 여행자나 두명정도까지는 금새 친해져서 어울리는데 이런 단체로 온 친구들은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 여행 스타일도 많이 틀리고.. 보통 현지인 가이드가 껴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가이드들이 공짜로 한명 더 챙겨줘야한다고 생각하는지 별로 안좋아함 ㅋ

그래서 홍차마시면서 좀 쉬다가 게르에서 나와 테를지 주변을 계속 걸어다니며 사진찍음. 이동네는 정말정말정말 말타고 사진찍는거 빼면 할게 아무것도 없다. 단체로 온 한국인들도 풀밭에 앉아서 노래부르고 춤추고 마피아게임같은거 하면서 시간떼우고 있었음ㅋㅋ




7시쯤 저녁먹는다고 게르 주인아줌마가 불렀다. 첨보는 몽골아가씨 두명이 밥하는걸 도와주고 있길래 딸인가 했는데 단체여행온 한국인들 가이드였다. 가이드가 왜 두명이지? 싶어서 물어봤더니 낮에 본 8명파티 말고 한국여자 5명이 한파티 더 왔단다. 여행자용 게르가 두동밖에 없는데 두파티가 오는 바람에 난 원래 자려고했던 게르에서 쫓겨나 주인아줌마하고 자게 됨. 원래 주인아저씨가 쓰는 침대를 쓰란다. 주인아저씨는 딸 집에 가서 잔다고 하고 쿨하게 나가심. 얼떨결에 주인아줌마하고 단둘이 같은방을 쓰게되다니..-_-;;


오늘 저녁은 양고기볶음밥?

주인아줌마네 살림집 내부 모습. 냉장고도 있고 티비도 있고 있을건 다 있다.


8명온 파티는 자기들 게르에서 따로 저녁을 먹고, 난 5명 파티하고 주인아줌마 게르에서 같이먹었다. 밥은 양고기국에 밥을 말고 졸인것 같은걸 줬는데 맛은 볶음밥 비슷했다. 한 친구가 양고기를 못먹어 아무것도 못먹고 있길래 러시아에서 사온 도시락 라면을 챙겨줌.



별사진 찍으려는데 내일 비가오려는지 날씨가 흐려짐...


별사진 찍으려고 했는데 아무리찍어도 이거 이상 안나옴ㅠㅠ 핸드폰 카메라의 한계인것인가..


대충 먹고 별 사진을 찍기위해 나갔다. 날씨가 흐려서인지 생각보다 별이 적었다. 하늘이 흐린걸 보니 내일은 비라도 내릴것 같다.
기차에서 춥게자서 그런지 저녁부터 감기기운이 돌았다. 주인 아줌마가 침낭을 챙겨주셔서 물티슈로 몸 대충 닦은 후 9시도 안돼서 바로 잠에 들었다.



6일차 총 경비.

울란바토르역, 게스트하우스 픽업비용 - US$ 2 (\2,400)

울란바토르 UNITEL 매장, 몽골유심 1개 - 12,000 (\6,000)

테를지 1박2일 투어비용(픽업, 숙박비 포함) - US$ 70 (\84,000)

울란바토르 외각, 독수리 들고 사진찍기 - 10,000 (\5,000)

울란바토르 외각, 낙타타기 - 10,000 (\5,000)

테를지 픽업기사아저씨 팁 - 5,000 (\2,500)

합계 \104,900